이 강의는 괴테와 토마스 만의 작품세계를 여섯 번의 특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독문학의 진수가 괴테와 토마스 만의 문학이기 때문만은 아니고, 강연자의 지식과 탐구가 아직 모자라서 이 두 시인 이외의 다른 대가들에까지 미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섯 번의 특강으로 살펴보는 독일문학”이란 제목 뒤에 “그리고 우리”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이 강의들이 모두 “우리 한국인들”과 무슨 관련성이 있다는 대전제가 뚜렷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다. 하지만, “그리고 우리”란 말을 구태어 덧붙인 것은 이런 고찰들이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의 삶과 과연 어떤 상관성을 지니고 있을까를 끊임없이 자문해 가면서 이 강의를 진행하겠다는 강연자의 근본 자세를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50년 가까이 독문학을 읽고 공부하고, 대학 강단에서 가르쳤건만, 언제나 부딪히게 되는 것은 외국문학도로서의 극복할 수 없는 한계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탁이 왔을 때 감히 응한 것은 자기관찰의 엄혹한 시선 앞에서는 언제나 한줌 부끄러움일 수밖에 없는 역관의 이 비극성을 때늦은 열성으로써 잠시라도 극복할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이 있을까 하는 희망 때문이다. 곱게 늙지 못한 서생의 노욕일지도 모르겠다. 몸과 마음이 이미 쇠해 있지만, 마지막 열과 성을 바쳐서 여섯 번의 특강에 임할 생각이며, 설익은 지식의 축적을 보여주려 하기보다는 확실히 이해한 것만을 쉽고 가까운 것으로 풀이해 보이겠다.
참고문헌:
괴테(임홍배 옮김): 젊은 베르터의 고뇌, 창비 2012.
괴테(안삼환 옮김):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1, 2), 민음사 1996.
괴테(정서웅 옮김): 파우스트, 민음사 1997.
토마스 만(홍성광 옮김):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1, 2), 민음사 2001.
토마스 만(안삼환 옮김): 토니오 크뢰거, 민음사 1998.
이청준: 매잡이, 문학과 지성사: 이청준 전집2, 2010.
이청준: 남도사람, 문학과비평사 1988.